2025년 12월 10일 저녁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라는 새 무대에서 치른 멜버른시티전은
경기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 여러 의미가 겹쳐 있었다.
조별리그 순위 싸움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꼭 잡고 싶었던 홈 경기
그리고 무엇보다, 린가드의 FC서울 마지막 경기
그래서인지 킥오프 전부터 경기장 공기가 평소보다 훨씬 묵직했다.
팬들 마음속엔 한 가지 바람이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은 이기면서 보내주자.”
하지만 스코어보드에 남은 결과는 1–1 무승부.
그리고 그 무승부의 여파로, 서울의 순위는 오히려 내려앉고 말았다.
세부 스탯을 떠나 체감만 놓고 보면,
두 팀 모두 공격과 수비에서 나름의 장점을 보여주며 팽팽하게 맞붙은 경기였다.
서울은 홈답게 라인을 끌어올리며 주도권을 잡으려 했고,
멜버른은 순간적인 압박과 역습으로 응수했다.
전·후반에 한 번씩 골 문이 열리며
두 팀은 나란히 1골씩을 기록했고,
경기 흐름도 어느 한쪽으로 크게 쏠리기보단 주도권이 계속 왔다 갔다 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문제는,
지금 서울이 처한 상황에서 ‘팽팽했다’는 말이 위로가 되긴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 후 EAST조 순위를 보면,
멜버른은 서울보다 앞선 자리를 유지했고,
서울은 승점 1을 더했음에도 순위가 내려간, 딱 애매한 위치에 서게 됐다.
팬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나온다.
“이건 솔직히 값진 승점 1점이라고 하긴 힘들다…”
잡았으면 순위 경쟁 구도가 완전히 달라졌을 경기였고,
직접 경쟁 팀을 상대로 **‘승점 2점을 날려버린 느낌’**이 진하게 남았다.
오늘 경기가 특별했던 이유,
그 중 하나는 바로 린가드의 마지막 경기였다는 사실이다.
스코어를 바꾸는 극적인 장면은 없었지만,
린가드는 경기 내내
공격 전개에 관여하고
전방 압박에 가담하고
수비 전환에도 빠지지 않는
익숙한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마지막에 불꽃놀이 같은 한 방은 없었지만,
딱 린가드다운 피날레였다.
화려한 제스처보다,
끝까지 **“프로답게 팀을 위해 뛴 선수”**로 기억될 만한 경기.
경기가 끝난 뒤,
팬들 머릿속엔 숫자보다 이런 감상이 더 크게 남았을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떠나는구나.”
정리하자면 이 경기에서 서울은
경기 내용만 보면 완전히 밀린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꼭 잡고 싶었던 홈 경기에서 승리를 놓쳤고,
그 결과 조별리그 순위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로 밀려났다.
린가드의 마지막 경기라는 스토리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무승부는 단순한 1점 이상의 무게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은 계속된다.
ACL 엘리트라는 무대도,
K리그와 여러 컵대회도 아직 남아 있다.
팬들이 바라는 건 결국 하나다.
“이 아쉬운 경기들을 발판 삼아서,
다음엔 ‘이겼어야 했던 경기’가 아니라
‘그래, 역시 서울이지’라는 경기를 보여줘.”
린가드는 떠나지만,
우리가 응원할 FC서울은 계속된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음 경기를 기다린다.
늘 그랬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