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은
특급 미드필더 영입 소식만 나와도
팬들의 기대감이 빠르게 올라간다.
그만큼 미드필드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뜻이고,
그 관심의 출발점은 분명하다.
서울 중원, 특히 3선에 대한 갈증.
공을 받아줄 선수,
경기를 읽어줄 선수,
위기 상황에서도 중심을 잡아줄 선수.
이 모든 조건을 떠올리다 보면
서울 팬들 머릿속에는
자연스럽게 한 이름이 떠오른다.
기성용.
기성용을 떠올릴 때
서울 팬들이 먼저 기억하는 건
스탯이나 화려한 장면이 아니다.
수비 앞에서 공을 받아도 당황하지 않던 모습
고개를 들고 경기 전체를 보던 시야
패스 한 번으로 템포를 바꾸던 장면
그는 서울 중원이
*“어떻게 축구를 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준 선수였다.
그래서 기성용은
‘잘했던 미드필더’가 아니라
서울 중원의 기준으로 남아 있다.
2009년,
이청용과 함께 ‘쌍용’으로 불리던 시절의 서울 중원은
지금도 많은 팬들에게 회자된다.
이미 유럽 진출이 예정된 상황에서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팀에 남아
리그 3위와 플레이오프 진출을 함께 만들어냈다.
이 시기의 기성용은
서울 중원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 그 자체였다.
그가 떠난 뒤에도
서울 팬들은 무의식적으로
그 시절을 기준점으로 삼게 됐다.
2020년,
11년 만에 기성용은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복귀 과정은 쉽지 않았고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가 서울 유니폼을 다시 입었을 때
많은 팬들은 이렇게 느꼈다.
“그래도, 결국 돌아올 선수는 돌아온다.”
이후 다시 팀을 떠나게 되었지만,
그 사실이 기성용의 의미를 흐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시 떠났음에도 여전히 회상되는 선수’**라는 점이
그의 존재감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
기성용이 아직도 팬들 사이에서
한 번씩 언급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데얀이 떠난 이후
서울이 스트라이커 고민을 계속해온 것처럼,
기성용 이후
서울은 중원에 대한 갈증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그는
그 고민을 한동안 잊게 해줬던 선수였고,
그래서 시간이 흘러도
기준처럼 남아 있는 것이다.
요즘 서울 팬들이
특급 미드필더 이야기에 민감해지는 이유는
결국 하나다.
우리는 이미 ‘기성용이 있던 중원’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기대하고,
그래서 더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본다.
언젠가, 기성용이 다시 상암에 서서
서울 팬들 앞에서 인사를 건네는 장면.
화려한 복귀가 아니어도 좋고,
선수로 뛰지 않아도 괜찮다.
상암에서 서울 유니폼으로 은퇴식을 치르는 모습.
서울 팬으로서
그런 꿈을 한 번쯤은 꾸게 만드는 선수,
기성용은 여전히 그런 이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