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가 FC서울로 온다는 소식이 처음 들렸을 때,
솔직히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전북에서의 마지막 시간,
8개월 가까운 공백,
그리고 서울 팬들에게 남아 있던 거친 이미지까지.
“지금 데려와서 괜찮을까?”
“에이징 커브 온 거 아니야?”
“굳이 왜 김진수지?”
나 역시 그 의심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았다.
하지만 2025시즌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지금,
이 생각만큼은 분명히 바뀌었다.
김진수 영입은 상황이 만든 선택이었다.
강상우와의 재계약이 길어졌고,
결국 서울은 자유계약 상태였던 김진수로 방향을 틀었다.
이적료 없이 데려올 수 있는 베테랑 풀백,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감독의 판단.
당시엔 “차선책”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지금 돌아보면,
이 선택은 차선이 아니라 정답에 가까웠다.
강상우가 떠난 자리는
의외로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안정적으로 메워졌다.
2025시즌 내내,
서울의 왼쪽 사이드백 자리는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이 말이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에이징 커브 이야기가 무색하게
김진수는 시즌 내내 꾸준했다.
공수 전환 속도, 활동량, 오버래핑 타이밍—
큰 기복 없이 한 시즌을 소화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오늘 왼쪽 때문에 불안하다”는 생각이
한 번도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안정감은
스탯보다 훨씬 큰 가치다.
공격 포인트만 놓고 봐도
김진수의 2025시즌은 커리어 하이였다.
클래식한 오버래핑,
중앙으로 파고드는 언더래핑,
그리고 왼발에서 나오는 크로스와 세트피스.
특히 언더래핑은
요즘 K리그에서 보기 힘든 옵션인데,
김진수는 이걸 여전히 자기 무기로 쓴다.
물론 수비에서 완벽한 선수는 아니다.
기복, 거친 플레이, 판단 미스—
단점이 사라진 건 아니다.
하지만 2025시즌의 김진수는
그 단점보다
팀에 주는 안정과 공격 기여가 훨씬 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리그 베스트 후보에만 머문 것이
꽤 아쉬웠다.
김진수는 늘 논란의 이미지도 함께 따라다녔다.
다혈질, 거친 태클, 심판 어필.
그런데 2025시즌 서울에서의 김진수는
적어도 팀 안에서는
그 에너지가 책임감 쪽으로 정제된 느낌이었다.
부주장이라는 역할,
그리고 왼쪽에서 팀을 이끄는 위치.
완벽한 리더십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경기장에서 “이 자리는 내가 책임진다”는 태도는
분명히 보였다.
김진수는
이름만 보고 판단하면 오해하기 쉬운 선수다.
하지만 2025시즌을 전부 지켜본 뒤에야
그 가치가 또렷해졌다.
에이징 커브 없이
시즌 내내 안정적으로
왼쪽을 맡아준 레프트백
그리고
서울에 이런 왼쪽이 있었던 게
언제였는지 잠깐 생각하게 만드는 선수.
처음엔 의심으로 봤지만,
지금은 신뢰로 돌아보게 되는 영입이다.
2025년 FC서울의 왼쪽은,
김진수 덕분에
확실히 든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