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마음이 먼저 반응해버린 뉴스
기성용이 포항에서 한 시즌을 더 뛴다는 소식.
기사를 끝까지 다 읽기도 전에, 마음은 이미 복잡해졌다. 반가움보다는 묘한 감정이 먼저 올라왔다. 아직도 현역으로, 그것도 K리그 한복판에서 뛰겠다는 의지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그 유니폼이 더 이상 서울이 아니라는 사실은 여전히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서울 유스 출신이자 상징적인 선수였던 **기성용**의 선택은 단순한 계약 연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건 한 베테랑의 커리어 이야기이자, FC서울 팬들에게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의 연장선이다.
본론 ①: 전력 외 통보, 그리고 시작된 균열
올시즌 중반, 기성용의 이탈은 예고 없이 찾아온 균열처럼 느껴졌다.
서울 소속으로 8경기를 소화했지만, 팀의 방향성은 이미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현 감독 체제에서 기성용은 사실상 ‘선수 기성용’의 역할이 축소됐다.
전술적 선택일 수 있고, 세대교체라는 명분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서울 데뷔 출신이자 상징이었던 **기성용**에게 ‘전력 외’라는 표현은 너무 직설적이었다.
이 지점에서, 선수와 구단 사이의 신뢰는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본론 ②: 팬심이 폭발한 순간들
기성용의 이적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의 반응은 격렬했다.
분노와 허탈함, 배신감까지 뒤섞인 감정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까지 번졌다.
구단 장례식 퍼포먼스는 과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동시에 그만큼 기성용이라는 이름이 FC서울 팬들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FC서울**은 단순한 클럽이 아니라 정체성이고, 기성용은 그 정체성의 한 축이었다.
그래서 팬들은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 반응해버렸다. 그건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
본론 ③: 6개월, 스스로를 증명하겠다는 선택
기성용은 포항과 6개월 단기 계약을 맺었다.
안정적인 노후도, 지도자 수업도 아닌 ‘반시즌 승부’였다.
그 선택 자체가 그의 자존심이었고, 현역으로 남겠다는 선언이었다.
그가 선택한 팀은 포항 스틸러스.
전통적으로 중원을 중시하는 팀 컬러 속에서, 기성용은 자신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을 골랐다.
말이 아니라 경기력으로 다시 평가받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본론 ④: 숫자로 보이지 않는 영향력
포항에서 기성용은 반시즌간 도움 2개를 기록했다.
골은 없었지만,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었다. 그의 진짜 역할은 기록지에 남지 않는다는 걸.
후방 빌드업의 시작점, 세트피스 키커, 그리고 경기 흐름을 늦추거나 당길 줄 아는 조율 능력.
젊은 선수들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감은 여전히 유효했다.
‘아직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도 필요하다’는 걸 몸으로 보여줬다.
본론 ⑤: 포항이 얻은 것, 서울이 놓친 것
포항은 기성용 영입으로 전력뿐 아니라 마케팅 효과까지 챙겼다.
평균 관중 1만 명 돌파라는 숫자는 그의 이름값이 아직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시즌 종료 후 박태하 감독이 공개적으로 계약 연장 의사를 밝힌 것도 결코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결국 1년 연장 계약.
기성용의 시간은 계속 흐른다. 다만 그 시간 속에 서울은 없다.
서울은 과감한 결정을 했고, 포항은 그 공백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결론: 응원과 미련 사이에서
기성용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현역으로서의 집념, 그리고 스스로를 증명하고자 했던 도전은 충분히 아름답다.
다만 FC서울 팬들에게 그는 아직 ‘정리된 과거’가 아니다. 여전히 현재형 이름이고, 그래서 더 아프다.
포항에서의 1년은 그의 커리어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챕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서울 팬으로서 복잡한 마음을 안은 채 그 시간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응원하지 않기엔 너무 많은 기억이 있고, 쉽게 보내주기엔 너무 상징적인 이름이니까.
선수로든, 그 이후의 이름으로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