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FC서울 팬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름 중 하나가 고승범이다.
FC서울 이적설이라는 말 자체는 아직 어디까지나 루머의 영역이지만,
이번 이야기는 단순한 전력 보강 이슈로만 넘기기엔 묘하게 마음에 남는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반가웠던 건 아니다.
고승범은 수원 출신 선수다.
서울 팬에게 그 이름이 편하게 다가올 리는 없다.
‘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루머가 나오게 된 배경을 하나씩 접하다 보니,
점점 축구보다 사람의 이야기에 더 눈이 가기 시작했다.
최근 커뮤니티와 보도를 통해
울산에서 고승범이 겪었다고 알려진 상황들이 화제가 됐다.
특히 출산 휴가와 관련해 선수와 구단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팬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논쟁이 이어졌다.
중요한 점은,
이 사안이 아직 모든 부분이 명확하게 정리된 결론이라기보다는
보도와 여론을 통해 제기된 논란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감정은 하나였다.
“선수 입장이 안타깝다”는 것.
고승범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
시즌 내내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 아쉬웠는지는 각자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무게가 느껴졌던 건 사실이다.
흥미로웠던 건 반응의 방향이었다.
이적 루머가 퍼지자,
라이벌 팀 팬들 사이에서도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서울이라도 괜찮으니, 상황이 정리되길 바란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건 흔치 않다.
그만큼 이 이슈가
팀 간 감정 이전의 문제로 받아들여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서울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적이 성사되길 바란다는 말보다,
선수의 선택이 존중받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더 많이 보였다.
이 지점에서 고승범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그가 어느 팀 출신인지보다,
어떤 상황을 지나오고 있는지가 먼저 보이기 시작했다.
축구는 결과와 경쟁의 세계지만,
선수 역시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번 루머는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다.
그래서 이적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고승범의 다음 선택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렇다면 가정해보자.
이 루머가 오피셜로 이어진다면,
고승범은 FC서울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승범은 대학 시절부터
왕성한 활동량과 중원 전 지역을 커버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받아 왔다.
프로 진출 이후에도 이 특징은 꾸준히 이어졌고,
수비 가담부터 공격 전개, 2선 침투까지 폭넓은 역할을 소화해왔다.
서울 중원이 템포를 유지하는 데 있어
이런 유형의 선수는 분명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눈에 띄는 스타 플레이보다
경기를 끊기지 않게 이어주는 역할에서 강점을 가진 자원이다.
고승범은 힘 있는 중거리 슈팅 능력도 갖춘 선수다.
과거 오른발 프리킥을 맡았던 경험에서 보듯,
상대 수비 라인을 의식하게 만드는 옵션이 있다.
서울에서는
최전방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역할보다는
2선에서 타이밍을 노리는 쪽이 더 어울릴 수 있다.
이 역시 팀 전술 안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한 부분이다.
4백에서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3백에서는 윙백,
상황에 따라 다른 포지션까지 소화 가능한 점은
한 시즌을 운영하는 데 있어 큰 장점이다.
부상과 로테이션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이런 다재다능한 선수는
감독과 팀 모두에게 안정감을 준다.
고승범은 팀을 혼자 바꾸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팀이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 주는 선수다.
그래서 만약 이 루머가 현실이 된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환영할 준비는 되어 있다.”
라이벌 출신이라는 꼬리표보다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축구와
그 이면의 시간들을 먼저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본 글은 공개된 보도와 팬 커뮤니티의 반응을 바탕으로 한
FC서울 팬 개인의 의견이며,
사실 관계에 대한 최종 판단은 독자의 몫임을 전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