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FC서울에서 등번호 96번을 달았던 황인범은 4년 뒤 FC 포르투 선수가 됐습니다.
서울에서의 공식전은 10경기에 불과했지만, 이후 올림피아코스와 츠르베나 즈베즈다, 페예노르트를 거치면서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씩 높였습니다.
그리고 2026년 여름 포르투로 이적한 뒤 공식 데뷔전에서 곧바로 우승컵을 들었고, 프리메이라리가 데뷔전에서는 도움도 기록했습니다.
페예노르트도 2026년 7월 황인범의 포르투 이적을 공식 발표했고, 포르투는 450만 유로를 지급하고 3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으로 그를 영입했습니다.
다만 지금의 황인범을 ‘포르투 주전 미드필더’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8월 23일 아로카전까지 포르투의 리그 3경기 가운데 1경기는 벤치에서 출전하지 않았고, 나머지 2경기는 교체로 총 38분을 뛰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1도움을 기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현재 황인범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는 분명합니다.
포르투라는 더 높은 경쟁 환경에서 교체 자원을 넘어 자신의 자리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 가능성을 이해하려면 황인범이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 왔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황인범과 FC서울의 인연은 일반적인 이적과 조금 달랐습니다.
당시 황인범은 러시아 루빈 카잔 소속이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클럽들이 UEFA 대회에서 배제됐고,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선수 커리어 자체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흔들렸습니다.
더구나 그해 말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황인범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름값 높은 팀을 찾는 일이 아니라 다시 꾸준히 경기를 뛰면서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선택지가 FC서울이었습니다.
2022년 4월 서울에 합류한 황인범은 등번호 96번을 달았습니다.
전북 현대전을 통해 서울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중원에서 특유의 넓은 시야와 빠른 패스 선택, 적극적인 전진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수원FC전에서는 기성용의 패스를 받는 척 흘리면서 윤종규의 득점으로 연결되는 장면에도 관여했습니다.
황인범의 서울 생활을 공격포인트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가 들어왔을 때 달라진 부분은 주로 공이 어떻게 전진하느냐에 있었습니다.
황인범을 흔히 ‘패스를 잘하는 중앙 미드필더’라고 설명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부족합니다.
황인범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킥 하나보다 공을 받기 전에 주변을 확인하고 다음 플레이를 결정하는 속도에 가깝습니다.
공이 오기 전에 고개를 들어 전방과 측면을 살핍니다.
패스를 받으면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다음 선택지를 찾기보다 이미 확인한 공간으로 빠르게 연결합니다.
압박이 강하면 방향을 바꾸거나 짧은 드리블로 벗어난 뒤 다시 패스합니다.
그래서 황인범이 있는 팀은 중원에서 공이 비교적 빨리 움직입니다.
이 장점은 FC서울에서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유럽으로 돌아간 뒤에는 여기에 다른 능력들이 더해졌습니다.
황인범의 커리어를 보면 포지션 표기가 계속 달라집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뛰었고 중앙 미드필더, 박스 투 박스 역할, 더 낮은 위치의 6번까지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포메이션의 숫자만 보면 오히려 황인범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은 특정 구역을 지키는 것보다 서로 떨어져 있는 팀의 구간을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센터백에게서 공을 받을 수 있고, 압박을 피해 측면으로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한 번 공을 내준 뒤 다시 앞으로 움직여 2선 공격수와 연결하고, 상황이 되면 박스 앞까지 전진해 중거리 슈팅을 시도합니다.
수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압도적인 신체 조건으로 상대를 밀어내는 전형적인 볼 위닝 미드필더와는 다릅니다.
대신 움직임을 읽고 공간을 좁히며 압박에 참여하고, 루즈볼이 떨어질 위치로 빠르게 이동합니다.
이 때문에 황인범에게는 주변 미드필더 구성이 꽤 중요합니다.
수비 범위를 혼자 지나치게 넓게 맡으면 볼을 빼앗는 임무와 전진 패스를 공급하는 임무가 겹칩니다.
반대로 옆이나 뒤에서 수비적인 부담을 분담해주는 선수가 있으면 황인범은 한두 줄 높은 곳까지 움직이며 패스와 침투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습니다.
황인범의 포지션보다 황인범에게 몇 가지 일을 동시에 요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울과의 짧은 동행이 끝난 뒤 황인범은 다시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행선지는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였습니다.
2022-23 시즌 공식전 40경기에서 5골 4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공격포인트로만 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칩니다.
감독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출전 비중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리그에서는 대부분 선발로 뛰었습니다.
2023년 2월 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고, 리그 사무국 팬 투표에서는 올림피아코스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황인범은 후방 배급만 담당하지 않았습니다.
박스 앞으로 전진해 직접 슈팅했고, 하프스페이스로 들어가 공격에 숫자를 보탰습니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빼앗아 곧바로 중거리슛으로 마무리하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볼 수 있었던 ‘연결하는 황인범’이 유럽에서는 공격 지역까지 영향력을 넓히는 미드필더로 발전하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다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올림피아코스와 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했고, 황인범은 정상적인 시즌 준비와 출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당시 여러 빅리그 구단과 연결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최종 행선지는 세르비아의 츠르베나 즈베즈다였습니다.
리그 이름만 보면 아쉬울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커리어 전체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황인범에게 필요한 건 또 하나의 화려한 이적설이 아니라 꾸준히 뛰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즈베즈다에서 그 선택은 제대로 맞아떨어졌습니다.
2023-24 시즌 공식전 42경기에서 6골 13도움을 기록했고,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팀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았습니다.
공격포인트만 늘어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황인범이 공을 잡으면 전진 패스가 나왔고, 공이 없을 때에는 계속 다음 패스의 연결 지점을 만들었습니다.
세르비아에서는 상대가 깊게 내려서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황인범의 창의성과 패스 선택이 더욱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반대로 더 강한 압박과 더 빠른 템포를 경험했습니다.
두 환경을 모두 통과했다는 점이 다음 이적에서 중요했습니다.
2024년 9월 황인범은 페예노르트로 이적했습니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였습니다. 페예노르트는 2026년 황인범이 포르투로 떠날 당시 공식 발표에서 그가 2024년 여름 즈베즈다에서 합류한 뒤 즉각적인 영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리그 이름 때문만은 아닙니다.
페예노르트는 공을 소유할 때 후방부터 짧게 연결하는 능력뿐 아니라 공을 잃은 직후의 압박, 미드필더들의 반복적인 위치 변화까지 요구하는 팀입니다.
황인범의 장점과 잘 맞았습니다.
상대 압박을 피해 공을 전진시킬 수 있고, 패스를 준 뒤 멈추지 않습니다.
다시 공간을 찾아 움직이면서 공격을 연결합니다.
활동량도 충분합니다.
그래서 페예노르트에서는 골이나 도움보다 중원 전체의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황인범에게 따라붙었던 질문도 이때부터 힘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잘했는데 더 높은 수준에서는 어떨까.”
“그리스에서는 잘했지만 에레디비시에서는 어떨까.”
“세르비아 리그라서 잘한 것 아닐까.”
페예노르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경기들이 쌓이면서 평가의 기준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좋았던 이야기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부상입니다.
2024-25 시즌 중요한 시기에 전력에서 빠졌고, 2025-26 시즌에는 부상과 복귀가 반복됐습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다시 선발로 들어오면 또 몸에 문제가 생기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서 ‘혹사 때문에 부상을 당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선수의 부상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외부에서 정확한 의학적 인과관계를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사실로 확인할 수 있는 건 황인범의 출전 연속성이 이전보다 크게 흔들렸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복귀했을 때는 다시 경기 영향력을 보여줬습니다.
스파르타 로테르담전에서는 중거리슛으로 골을 넣었고, 헤라클레스전에서는 컷백과 스루패스로 2도움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페예노르트 후반기의 문제는 황인범이 갑자기 축구를 못하게 됐다는 것보다 좋은 경기력을 얼마나 오래 이어갈 수 있느냐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2026년 7월 황인범은 다시 팀을 옮겼습니다.
페예노르트는 7월 20일 포르투와 황인범의 이적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다음 날 보도된 계약 조건은 포르투가 450만 유로를 지급하고 황인범과 3년 계약을 맺되 1년 연장 옵션을 갖는 형태였습니다.
포르투 공식 스토어에도 황인범의 2026-27 시즌 유니폼이 등록돼 있어 현재 포르투 선수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커리어의 방향이 재미있습니다.
황인범은 한 번의 엄청난 이적으로 커리어가 급상승한 선수가 아닙니다.
대전에서 시작해 밴쿠버로 갔고,
밴쿠버에서 루빈 카잔으로,
러시아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를 겪고 FC서울을 거쳐,
올림피아코스와 즈베즈다,
다시 페예노르트,
그리고 포르투까지 왔습니다.
중간에 돌아가는 길도 있었고 계약 문제도 있었으며 부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팀에서 다시 주전 경쟁력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황인범의 커리어를 ‘빅리그에 늦게 가지 못한 선수’로 보는 것보다는 한 단계씩 증명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팀으로 올라간 선수라고 보는 편이 실제 경력에 더 가깝습니다.
포르투에서의 시작도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황인범은 8월 초 포르투갈 슈퍼컵인 수페르타사 칸디두 드 올리베이라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공식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포르투는 토레엔세를 1-0으로 꺾었고, 황인범은 입단 후 첫 공식 경기에서 바로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습니다.
17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키패스와 왼발 중거리슛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플레이를 일부 드러냈습니다.
다만 이 경기를 근거로 포르투 적응이 이미 끝났다고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장면은 이후 리그에서 나왔습니다.
8월 15일 히우 아브 원정.
황인범은 후반 교체로 들어가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후반 82분 보르하 사인스의 득점을 도왔습니다.
공을 받은 뒤 몸을 돌리면서 진행 방향을 바꾸고 곧바로 사인스에게 연결했습니다.
길게 볼을 끌지도 않았고 화려한 개인기로 여러 명을 벗겨내지도 않았습니다.
볼을 받기 전에 다음 상황을 읽고, 최소한의 터치로 공격의 속도를 유지했습니다.
황인범의 커리어 내내 반복해서 볼 수 있었던 장점입니다.
공식 경기 기록에서도 해당 장면은 황인범의 어시스트로 기록돼 있습니다.
8월 23일 아로카전에서는 후반 76분 투입돼 약 15분을 소화했습니다.
현재까지 프리메이라리가 기록은 2경기 38분, 1도움입니다.
아직은 명백한 교체 자원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가 진짜 경쟁입니다.
황인범의 장점을 고려하면 포르투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몇 번 포지션이냐’보다 어떤 중원 조합에서 뛰느냐입니다.
황인범이 낮은 위치에서 첫 패스를 받아 전진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방에만 고정하면 그의 장점을 전부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한 명의 안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출전해 황인범이 한두 칸 앞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에서는 훨씬 다양한 장면이 나옵니다.
상대 압박의 바깥으로 움직여 공을 받고,
측면으로 전환하고,
다시 전진해 하프스페이스로 들어가며,
필요할 때 박스 앞에서 슈팅까지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황인범 혼자 넓은 공간을 지켜야 한다면 신체적인 수비 부담이 커집니다.
포르투에서 그의 선발 경쟁을 볼 때도 출전 여부만 확인하기보다 누구와 함께 중원을 이루고 어느 높이에서 볼을 받는지를 보는 게 더 재미있습니다.
포르투는 2026-27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 참가합니다.
UEFA 공식 추첨 결과 홈에서는 맨체스터 시티, PSV 에인트호번, 나폴리, 슬라비아 프라하를 상대하고 원정에서는 리버풀, 레알 베티스, 페예노르트, 슈투트가르트를 만납니다.
황인범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대진입니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같은 최상위권 팀의 압박 속에서 어느 정도 볼을 지켜낼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폴리, 레알 베티스처럼 중원에서 기술적인 경기를 만드는 팀을 상대할 때의 경쟁력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페예노르트 원정이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뛰었던 데 카위프에 포르투 선수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감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전술적으로 더 흥미롭습니다.
황인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팀을 상대로, 다른 팀의 구조 안에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UEFA는 2026-27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가 9월 8~10일 시작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황인범의 커리어를 쭉 따라가면 한 가지 패턴이 반복됩니다.
엄청난 피지컬로 리그를 지배한 적도 없고, 매 시즌 두 자릿수 골을 넣는 공격형 미드필더도 아닙니다.
대신 어느 팀에 가든 감독이 사용하기 좋은 요소가 많습니다.
양발을 활용할 수 있고,
볼을 받기 전에 주변을 확인하며,
압박 아래에서도 다음 패스를 찾습니다.
짧게 연결할 수도 있고 긴 전환 패스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필요하면 공을 직접 운반하고, 공이 없을 때는 계속 움직입니다.
수비에서도 압박과 공간 커버를 해줍니다.
6번과 8번 사이의 역할도 오갈 수 있습니다.
한 경기에서 가장 화려한 선수가 아닐 때도 많지만 팀 전체가 움직이는 과정에 자주 등장하는 선수입니다.
이게 황인범의 경쟁력입니다.
그리고 그래서 감독이 바뀌거나 리그가 바뀌어도 다시 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황인범은 이제 1996년생, 만 29세입니다.
유망주의 가능성을 평가받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지금 포르투가 황인범에게 기대하는 것도 몇 년 뒤 성장한 모습보다는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완성된 미드필더로서의 가치에 가깝습니다.
페예노르트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기준으로 한다면 기술적·전술적 경쟁력은 이미 상당 부분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두 시즌의 부상 이력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황인범의 플레이는 활동량을 많이 요구합니다.
공을 받기 위해 움직이고, 패스한 뒤 다시 움직이며, 공을 잃으면 압박에 가담합니다.
90분 동안 이런 행동을 반복해야 황인범다운 경기력이 나옵니다.
그래서 포르투에서 가장 중요한 기록은 어쩌면 골과 도움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몇 경기 연속으로 건강하게 출전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연속성을 바탕으로 선발 경쟁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
2026-27 시즌 황인범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황인범은 FC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닙니다.
서울이 키운 선수도 아닙니다.
FC서울에서 보낸 시간도 몇 달뿐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과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서울 팬들에게 황인범이 오래 기억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커리어가 가장 불확실했던 시기에 서울로 왔고, 언제 다시 유럽으로 떠날지 모르는 계약 상태에서도 경기장에서 적극적으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다시 유럽으로 떠난 뒤 자신의 커리어를 계속 끌어올렸습니다.
2022년 상암에서 봤던 등번호 96번 미드필더가 2026년에는 포르투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합니다.
어쩌면 황인범과 FC서울의 인연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은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짧았지만, 선수 커리어의 방향이 다시 유럽을 향하던 중요한 정거장.
서울에서 10경기.
그 뒤로 황인범은 꽤 먼 길을 왔습니다.
그리고 아직 끝난 것도 아닙니다.
이제 포르투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황인범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가보다, 이미 도착한 높은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자신의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는가입니다.
현재 황인범의 소속팀은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FC 포르투입니다. 2026년 7월 페예노르트를 떠나 포르투로 이적했으며, 3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습니다.
황인범은 2022년 FC서울에서 공식전 10경기를 소화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FIFA 특별 규정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K리그에 돌아왔고, 이후 다시 유럽으로 진출했습니다.
아직 주전이라고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2026-27 프리메이라리가 첫 3경기 기준으로 1경기는 출전하지 않았고, 히우 아브와 아로카전에서는 모두 교체로 들어갔습니다. 리그에서는 현재 38분을 뛰면서 1도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빠른 상황 판단과 전진 패스, 압박 회피, 왕성한 활동량을 동시에 갖춘 점입니다. 6번과 8번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후방 빌드업부터 공격 지역 연결까지 폭넓게 관여합니다. 그래서 특정 포지션의 전문가라기보다 팀의 여러 구간을 이어주는 ‘연결형 미드필더’에 가깝습니다.
포르투는 2026-27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 참가합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나폴리, PSV, 레알 베티스, 페예노르트 등과 맞붙을 예정입니다. 황인범이 스쿼드와 선발 경쟁에서 자리를 확보한다면 유럽 최고 수준의 상대들을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