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게임’이라면 대개 힐링이나 귀여움을 떠올린다. 하지만 **Mewgenics(뮤제닉스)**는 그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2026년 2월 정식 출시된 이 작품은 턴제 로그라이크 구조 위에 ‘유전자 교배’라는 실험적 시스템을 얹으며, 고양이를 더 이상 귀엽게만 보이지 않게 만든다.
특히 개발자로 유명한 Edmund McMillen 특유의 기괴한 세계관은 시작 화면부터 강렬하다. 플레이어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닥터 비니스’의 실험에 휘말리며, 마을의 길고양이를 수집하고 교배해 더 강한 개체를 만들어내는 구조 속으로 빠져든다. 이 순간부터 게임은 귀여움 대신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강함을 위해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뮤제닉스의 핵심은 모험과 은퇴의 반복이다. 최대 네 마리의 고양이를 파견해 스테이지를 돌파하고, 살아 돌아오면 은퇴한다. 은퇴 고양이는 다시 전장에 설 수 없다.
이 일회성 구조는 전형적인 로그라이크 장르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단 한 번의 원정에 모든 빌드와 전략이 집중된다. 실패하면 혈통이 끊기고, 성공하면 더 나은 유전자를 남긴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어는 ‘고양이를 육성한다’기보다 ‘세대를 설계한다’는 감각에 가까워진다.
전투는 턴제 RPG 기반이다. 일반 공격과 이동은 제한적이며, 스킬은 마나 관리가 핵심이다. 특히 ‘스피드’ 스탯이 선공권과 이동 범위를 좌우하기 때문에, 단순 화력 중심 빌드는 쉽게 무너진다.
각 스테이지의 보스는 기후·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기믹을 보유한다. 비가 오면 폭탄의 속성이 달라지고, 특정 적은 변신 후 패턴이 완전히 바뀐다. 이는 단순 스펙 싸움이 아닌, 정보와 판단의 게임임을 증명한다.
로그라이크 + 턴제 전략 + 환경 변수. 이 삼중 구조는 매 판을 전혀 다른 전투 경험으로 재구성한다.
뮤제닉스가 진짜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은 ‘교배’ 단계다. 능력치, 패시브, 돌연변이, 심지어 외형까지 무작위 유전된다. 더 강한 개체를 만들기 위해 반복 교배를 시도하다 보면, 근친 교배로 인한 페널티와 선천적 장애 확률이 증가한다.
이 지점에서 게임은 노골적으로 불편하다. 단순한 육성 시뮬레이션을 넘어 ‘우생학적 실험’이라는 테마를 은근히 풍자한다. 고양이의 외형이 점점 기괴하게 변하고, 돌연변이 능력이 강력할수록 모습은 더 괴상해진다. 귀여움은 점점 사라지고, 전략적 계산만 남는다.
스토리는 장(Chapter) 단위로 확장되며,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다음 단계가 열린다. 여기에 ‘하우스 보스’라는 별도 레이드 콘텐츠가 추가되며 플레이타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운’의 개입 지점이 많다는 점이다. 특정 이벤트나 맵 구조가 한 세대의 혈통을 통째로 무너뜨릴 수 있다. 이 높은 변동성은 긴장감을 주지만, 동시에 피로도를 동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복잡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의 쾌감은 대단하다. 단순 클리어가 아니라 ‘최적 혈통 완성’이라는 장기 목표가 플레이어를 붙잡는다.
뮤제닉스는 귀여운 동물 로그라이크가 아니다.
뮤제닉스는 유전자 설계 시뮬레이션이자, 전략 퍼즐 RPG이며, 장기적 메타 설계 게임이다.
턴제 로그라이크에 익숙하고, 빌드 연구와 반복 최적화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이 작품은 깊이 파고들 가치가 충분하다. 반면 단순한 힐링형 고양이 게임을 기대했다면 충격이 될 수 있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고양이를 사랑하는가, 아니면 강한 유전자를 원하는가?
※ 이미지 출처: Mewgenics Steam 공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