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 세계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 시장에서도 심상치 않은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GeForce RTX 50 시리즈를 중심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이 불과 몇 달 사이 두 배 가까이 뛰면서 게이머와 PC 이용자들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시장 가운데 하나인 선전 화창베이에서는 최근 RTX 5060부터 RTX 5090까지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현지 판매상들은 일부 제품의 가격이 며칠 단위로 바뀔 정도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GeForce RTX 5060이다. 화창베이의 RTX 5060 판매가는 최근 약 4,000위안 수준까지 올라섰다. 두 달여 전만 해도 2,000위안대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짧은 기간에 가격이 거의 두 배가 된 셈이다.

불과 2주 전만 하더라도 RTX 5060의 가격은 약 3,000위안 수준이었지만 최근 며칠 사이 다시 4,000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원화로 단순 환산하면 약 40만원대였던 제품이 약 80만원 수준까지 올라온 셈이다.

상위 모델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RTX 5070은 화창베이에서 약 8,000위안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이미 9,000위안을 넘어섰다.

현지 판매업계에 따르면 RTX 5070은 한 주 동안 여러 차례 가격이 조정됐고 일주일 사이 약 1,000위안이 상승한 사례도 나타났다. 공급가격 변화가 소비자 판매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RTX 5080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일부 판매상들은 최근 RTX 5080 가격이 이전보다 6,000~7,000위안가량 높아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시장에서도 가격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 중국 가격 비교 플랫폼의 판매 기록을 보면 특정 GALAX RTX 5080 16GB 모델은 7월 중순 약 1만399위안에서 최근 약 2만2399위안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승폭은 약 115%에 달한다.

ASUS의 RTX 5060 8GB 모델도 7월 말 2,749위안에서 최근 약 4,799위안으로 올라 약 75%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Colorful RTX 5070 12GB 모델은 6,599위안 수준에서 약 1만799위안까지 뛰면서 60%가 넘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가장 극단적인 가격 움직임은 최상위 제품인 GeForce RTX 5090에서 나타나고 있다. 화창베이에서 RTX 5090의 판매가는 최근 5만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RTX 5090D 역시 약 3만위안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중반만 해도 화창베이 판매상들이 신형 RTX 5090을 2만위안대에 매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일부 현지 판매상들은 RTX 5090 가격이 최근 몇 개월 사이 사실상 두 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최근 열흘 남짓한 기간에만 가격이 약 1만위안 오른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격 변동 속도 역시 이례적이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판매하는 일부 매장에서는 며칠 전에 제시했던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 견적을 제시한 당일에만 가격을 보장하는 방식까지 나타나고 있다.

같은 제품이 며칠 사이 수백~1,000위안 이상 오르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향후 가격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유통업계가 지목하는 가장 큰 배경은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컴퓨팅 수요다. 글로벌 빅테크와 AI 기업들이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면서 고성능 반도체와 메모리, 관련 부품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서버용 제품은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보다 판매 단가와 수익성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메모리, 기판을 비롯한 제한된 생산자원이 데이터센터와 전문 컴퓨팅 시장에 우선 배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소비자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의 중국 그래픽카드 가격 급등을 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소매가격에는 GPU와 메모리 공급뿐 아니라 유통 재고와 지역별 수요, 환율, 판매상들의 재고 확보 경쟁 등 여러 변수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중국 현지 판매상들이 AI 연산 수요 확대와 관련 부품의 공급 부족을 고성능 소비자 GPU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와 전문가용 GPU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RTX 5090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문까지 확산하면서 공급 불안 심리를 키웠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RTX 5090 단종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엔비디아 측은 RTX 5090의 출하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현재 공급망과 생산능력에 제약이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따라서 현재 상황은 RTX 5090이 공식적으로 생산 종료된 것으로 보기보다는 수요에 비해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등 다른 시장에서도 RTX 5090의 정상적인 재고를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단종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실제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제품이 주로 고성능 RTX 50 시리즈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창베이 판매상들에 따르면 일반 사무용 PC에 사용되는 부품이나 저가형 독립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별도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장착하지 않는 일반 사무용 PC는 약 2,000위안 수준에서도 구성할 수 있지만 RTX 5070이나 RTX 5080, RTX 5090 같은 제품을 추가하는 순간 전체 시스템 가격이 크게 뛰는 구조가 되고 있다.

이는 이번 가격 상승이 PC 부품시장 전체의 인플레이션이라기보다 고성능 GPU에 집중된 공급 불균형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게이머에게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최신 AAA 게임에서 높은 해상도와 레이 트레이싱, 고주사율을 활용하려면 그래픽카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GPU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르면 전체 게이밍 PC의 가격 경쟁력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PC 제조사와 조립업체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래픽카드의 공급가격이 빠르게 변하면 완제품 가격을 장기간 고정하기 어려워지고 재고를 미리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 부담도 증가한다.

특히 그래픽카드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형성될 경우 유통업체가 재고를 서둘러 확보하거나 판매 시기를 조절하면서 단기적으로 공급 부족이 더욱 심해지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현재의 높은 가격을 소비자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구매를 미룬다면 수요가 빠르게 냉각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최근 현물시장 가격을 장기적인 정상 가격으로 판단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와 고성능 반도체 공급능력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현재 수준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서버용 GPU와 메모리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면 소비자용 고성능 부품의 공급 압박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반도체와 메모리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의 공급이 정상화된다면 현재의 비정상적인 프리미엄 역시 점차 낮아질 수 있다.

결국 중국 화창베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RTX 50 시리즈의 가격 폭등은 AI 인프라 경쟁이 데이터센터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게이밍 PC와 개인용 컴퓨터의 부품 가격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과거 가상자산 채굴 열풍이 소비자용 그래픽카드 시장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이번에는 AI 컴퓨팅 수요가 고성능 반도체 공급망의 새로운 변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핫이슈 인사이트

• 중국 화창베이의 RTX 5060 가격이 두 달여 만에 2,000위안대에서 약 4,000위안으로 상승한 것은 현재 고성능 소비자 GPU 시장에서 공급 불안이 얼마나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 가격 상승은 RTX 5060에 그치지 않는다. RTX 5070은 8,000~9,000위안 이상, RTX 5090은 5만위안 이상까지 거래되는 등 상위 제품일수록 높은 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다.


• 특정 RTX 5080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격이 7월 대비 115% 상승하는 등 실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큰 폭의 가격 변화가 확인되고 있어 오프라인 화창베이만의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 다만 AI 데이터센터 때문에 소비자 GPU 생산이 직접 줄었다는 구조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AI 수요 확대와 부품 공급 제약을 현지 유통업계가 주요 가격 상승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는 단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 엔비디아는 RTX 5090 생산 중단설을 부인했지만 공급망과 생산능력에 제약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공식적인 단종 여부와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 저가형 GPU와 일반 사무용 PC 부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현상은 PC 시장 전체보다 고성능 GPU에 집중된 공급 불균형으로 해석할 수 있다.


• AI 서버용 GPU가 높은 수익성을 제공할수록 반도체 제조사와 공급망이 데이터센터 시장에 자원을 우선 배분할 경제적 유인은 커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AI 산업과 PC 게이밍 시장이 제한된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놓고 간접적으로 경쟁하는 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 게이머와 PC 구매자에게는 GPU 세대 자체보다 실제 시장가격이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정상 가격보다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는 구매를 늦추거나 다른 등급의 GPU를 선택하는 수요 이동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핵심요약

• 중국 선전 화창베이에서 엔비디아 RTX 50 시리즈 고성능 그래픽카드 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다.


• RTX 5060은 두 달여 전 2,000위안대에서 최근 약 4,000위안까지 올라 사실상 두 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 RTX 5070은 약 8,000위안에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모델은 9,000위안을 넘어섰고, 최근 한 주 동안에도 약 1,000위안 오른 사례가 나타났다.


• RTX 5090은 화창베이에서 5만위안 이상, 중국 시장용 RTX 5090D는 약 3만위안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온라인 가격 비교 기록에서는 ASUS RTX 5060 8GB가 2,749위안에서 4,799위안으로 약 75%, Colorful RTX 5070 12GB는 6,599위안에서 약 1만799위안으로 60% 이상 상승했다.


• GALAX RTX 5080 16GB 모델은 1만399위안에서 약 2만2399위안까지 올라 상승률이 약 11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 중국 현지 판매상들은 AI 데이터센터의 연산 수요 증가와 관련 반도체·부품 공급 부족을 고성능 소비자 GPU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AI·전문가용 제품을 위해 RTX 5090 생산을 중단했다는 소문도 나왔지만 엔비디아는 단종설을 부인했고 향후 출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다만 엔비디아 역시 공급망과 생산능력 제약은 인정하고 있어 RTX 5090을 포함한 고성능 GPU의 실제 시장 공급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저가형 그래픽카드와 일반 사무용 PC 부품의 가격 변화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현재 가격 급등은 고성능 GPU 시장에 집중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될 경우 고성능 반도체 공급을 둘러싼 경쟁이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게이밍 PC와 소비자용 그래픽카드 가격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